안나푸르나의 김써르
74세의 한국 노인 김규현 씨. 젊은 시절 세상을 떠돌며 스스로의 만족을 위해 살던 김규현 씨는 몇 해 전 세상을 떠난 아내의 유언을 따라 여생은 남을 위해 살기로 결심한다. 그렇게 5년 전 찾은 곳이 히말라야의 나라 네팔. 네팔은 정규교육 과정에 미술, 음악 등 예술교육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. 이곳에서 김규현 씨는 아이들에게 그림을 가르치고 인근학교의 명예교장으로 활동해 왔다. 그런 그를 아이들과 주민들은 '김써르(Sir)'라고 부른다. 2020년 초 비자 갱신 차 한국에 입국했던 김규현 씨는 코로나19로 발목이 묶인다. 10개월이 지나서야 그는 네팔로 겨우 돌아가 아이들을 만난다. 선생님이 없는 사이 아이들은 그리움을 그가 가르쳐 준 그림으로 달랬다. 아이들은 온전히 꿈꿀 수 없는 형편이다. 출구 없는 가난, 안타까운 현실에서 김써르는 그들에게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. 그뿐만 아니라 김써르는 네팔 오지의 아이들이 더 넓은 세상을 만나고 더 큰 꿈을 꿀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한국에서의 전시회를 기획했으나 사정상 네팔에서의 전시회로 대체한다. 전시회 당일 아이들은 부모님의 손을 잡고 전시회장을 찾는다. 가난하고 혹독한 현실이지만 부모들은 김써르로 인해 새로운 희망을 접하게 된 것에 감사한다. 5년 전 첫 제자로 인연을 맺은 아이들이 청년이 되어 스승을 찾아 감사를 전한다. 김써르는 액자에 담긴 아이들의 그림을 가지고 그들의 집으로 향한다. 가난한 흙집 벽에 화사한 아이들의 그림이 걸린다. 희망이 걸린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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