갈 곳 없는
서울로 가는 기차에 무임승차한 두 남학생이 있다. 승무원에게 도망치는 한 남학생의 시선으로 시작하는 이 영화는 조치원역에서 그 시선이 멈추고 이제 그곳은 이 영화의 배경이 된다. 그들은 돈 한 푼 없이 무작정 집을 나와 예정에 없던 목적지에 머물며 당연하게도 ‘갈 곳 없는’ 낯선 환경 속에서 오로지 서로에게 의지한다. 조치원. ‘새가 다다르는 곳’이라는 뜻을 지닌 이 곳. 경부선-충북선의 분기점으로서 이를 통과하는 사람들에게 휴식과 잠자리를 제공하는 장소로 기능해왔다는 점을 떠올려 볼 때 하필 감독이 그들을 이곳에 내려놓은 것이 야속해진다. 아직은 어리고 미성숙한 이들에게 중간지대란 쉼터가 아니라 방향을 잃은 나침반처럼 한없이 혼란스럽고 흔들려야만 하는 곳이니까. 영화의 주인공들처럼 때로는 갈피를 잡지 못한 채 혼란의 수렁에 빠질 때도 있겠지만 뚝심있게 자기만의 길을 걸어가기를. 감독에게 응원의 말을 전한다. (2018년 제19회 대구단편영화제 경쟁/유지영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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